새벽 어스름 사이로 보이는
[판타지AU]당신을 향한 맹세 - for 킴지님 <유성X여주> 본문
[이제부터 제가 당신을 지켜 주고 싶어요!]
아직 어린 티를 벗지 못한 목소리가 기억 속의 그녀 자신에게 외쳤다. 그때 자신은 그에게 뭐라고 대답해주고 싶더라, 그런 생각을 하면서 여주는 꿈과 현실의 경계 사이에서 서서히 눈을 떴다.
“일어나셨습니까, 이제 슬슬 준비를 시작해도 괜찮으신지요?”
그녀가 눈을 뜨기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옆에서 공손히 있던 한 마법사가 그녀에게 물었다. 몸속의 마력을 순환시키며 꿈에서 벗어난 그녀는 알았다는 의미로 고개를 한번 끄덕였다. 그러자 옆방에서 그녀의 준비를 돕기 위한 자들이 조용히 들어왔다.
그랬다. 오늘은 그녀에게도 그들에게도 중요한 하루였다.
세상의 균형을 지키는 6개의 탑 중 가장 중요한 첫 번 째 탑의 탑주로서 그녀가 서약하는 날.
일반인들에게는 일명 ‘대마법사’로 알려진 자리를 계승하는 날이었다.
이 세상에는 6개의 탑과 탑주들이 있어 세상의 균형을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몇 년 전, 첫 번째 탑의 탑주인 리카의 사망과 여섯 번째 탑주인 V의 행방불명으로 나머지 4명이 힘을 모아 간신히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사실 리카와 비등한 힘을 가진 여주가 곧바로 첫 번째 탑주가 될 수 있었지만, 탑주가 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지팡이’가 문제였다. 특히 지팡이의 중심이 되는 보석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세상을 지키는 탑주들의 힘을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막강한 보석, 혹은 원석을 찾는 일이 쉽지가 않았다.
결국 오랜 시간에 걸쳐 찾아본 끝에 그녀에게 맞는 보석을 찾는 데 실패한 그들은 더 이상 탑주의 자리를 비워둘 수 없다고 판단, 임시로나마 전 탑주인 리카가 쓰던 지팡이를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서 여주가 탑주의 자리를 계승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녀도 이미 몇 년 전부터 각오하고 있었던 일이었기에 계승 자체에는 별 불만이 없었다. 다만 몇 달 전부터 마음에 걸리는 문제가 한 가지 있었다.
‘대체 어디로 간 걸까?’
염색한 금발 머리가 잠시 눈에 아른거렸다.
똑똑 -
계승식을 위한 의상을 다 차려 입은 뒤 그녀의 방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밖에서 느껴지는 친숙한 마력에 누구인지 단번에 알아챈 그녀는 ‘들어오세요.’라는 의미로 손가락을 튕겨 문을 열어주었다.
화려한 붉은 머리에 황금빛 눈동자, 싱글벙글한 웃음이 보기 좋은 인상의 남자가 그녀를 향해 환하게 웃었다.
“야아~ 여주씨! 원래도 예뻤지만 지금은 미모가 경매에 나온 제 아이템처럼 수직 상승 하셨네염!”
4번째 탑의 탑주인 세븐이 그녀를 향해 병아리처럼 삐약 거리며 칭찬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가 그의 입에서 듣고 싶었던 말은 그게 아니었다.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이 남자는 사람을 놀리는 걸 재미있어 하는 게 분명했다. 몇 년 전 사건 이후 동생을 찾은 다음부터는 다소 줄었다고 하지만 역시 남을 괴롭히는 게 취미이자 특기인 것 같다고 ‘그 아이’가 말한 것이 떠올랐다.
[그러니까 여주씨도 세븐이형은 특.히! 조심해야 해요 알았죠?!]
다시 귓가를 울리는 목소리에 눈꼬리가 살짝 내려가자 그것을 귀신같이 알아챈 세븐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일단 결과는 ....... 미안해요 여주씨. 그녀석이 생각보다 찾기 어렵네요.”
요즘 들어 마법실력이 너무 쑥쑥 상승한 것 같다며 옆에서 재잘재잘 이야기를 하는 세븐이었지만 그녀의 귀에는 세븐이 말한 결과만 들려왔다. 결국 찾지 못한 것이었다.
그녀는 잠시 눈을 감으며 바로 몇 달 전, 그 아이를 마지막으로 만난 그날로 돌아갔다.
“여주씨! 오늘은 자르모어 아저씨가 오시는 날이니까 그곳에 가 봐요!”
마법으로 염색한 금발에 엑스자로 교차하는 헤어핀, 그리고 마법사의 상징인 파란 로브가 잘 어울리는 소년이 그녀의 손을 잡고 이끌었다. 리카가 죽고, V가 행방불명되어 버렸던 불행 속에 사로잡혀 시들어가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것 같아 여주도 그를 따라 미소 지었다.
벌써 몇 년 전.
마법사들 사이에서는 비밀로 부쳐진 사건. 단순한 사고로 덮여진 일은 사실 리카의 돌이킬 수 없는 잘못으로 인한 일이었다. 그 충격으로 행방불명 된 V와, 가장 가까이서 그들과 함께 자라던 ‘그 아이’는 충격으로 입 밖으로 한마디도 내뱉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에게 손을 내민 것이 여주 자신이었다.
[이대로 있을 거니?]
[....................]
[나는 네가 어떤 기분일지 아무것도 몰라. 리카는 나의 스승이었고, V도 마찬가지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죄가 사라지는 것도, 과거를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
[하지만........ 계속 그렇게만 있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거라는 것만은 알아]
[.....!]
그 말에 침대 위의 사진만을 올려다보던 눈이 드디어 그녀를 바라봤다. 하지만 아직 불이 꺼진 차가운 보라색 눈을 보면서 그녀는 갈 길이 아직 멀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녀와 그 아이의 만남이 시작이었다.
사실 여주가 처음 그 아이에게 손을 내민 이유는 단순했다. 2명의 탑주가 사라진 상황에서 하나는 자신이 맡게 된다고 해도 다른 한쪽은 또 누군가가 맡아야만 했다. 그렇다면 거길 맡을 수 있을 만한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해답에 가장 적합한 인물들 중 한명이 그 아이였다.
그 아이의 경우 재능은 크지만 어리광 속에 자라 아직 부족하다는 게 다른 탑주들의 의견이었다. 하지만 가능성 있는 이를 방치하는 것은 그녀 자신의 상식에 맞지 않았기 때문에 그에게 손을 내민 것이었다.
충격을 받았으니 어느 정도 어리광은 줄었을 것이고, 그녀 자신이 일으켜만 세워주면 재능을 이용해 탑주 중 하나로 올라 설 수 있을지도 몰랐다. 또한 잘못된 길을 걸었던 스승이었지만 그녀에 대한 은혜를 갚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
말을 걸고
밥을 같이 먹고
때로는 산책을 함께
그리고 마법을 가르쳤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 날, 그의 눈동자와 닮은 제비꽃을 꺾어온 그 아이는 이제는 온기가 찬 보라색 눈으로 쑥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제 이름은 유성이에요.]
[.......여주야]
문뜩, 그가 귀엽다고 생각 되던 어느 오후, 그녀와 그 아이는 여주와 유성이 되었다.
깊은 겨울 속에 파묻혀 있던 씨앗이 얼음을 뚫고 자라 누구보다도 화려한 꽃을 피우는 것처럼 유성은 빠르고 단단하게 변화했다. 마법실력이 늘어났고, 다시 웃음이 늘어났다. 그녀의 마음 속에도 귀여움이라는 새싹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그 새싹은 그녀의 마음속을 푸르게 물들이며 한 마디를 더 하게 하고, 미소를 짓게 만들고, 마침내는 꼼짝없이 탑에만 있던 그녀를 바깥으로 나오게까지 했다.
그저 저 환하고 귀여운 웃음을 보고 싶다는 명목 하에.
탑으로는 항상 좋은 재료, 물품 등이 공급되었다. 특히나 여주는 미래의 예비 탑주. 다른 마법사들보다 더 최상급의 대우를 받는 존재였기에 탑 근처 마을의 작은 시장의 물품을 모조리 산다고 해도 여주에게 별 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아마 유성이 원하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닐 것이고(애당초 유성 또한 물품을 최상급 대우 받는 존재 중 하나였다.) 자연스럽게 잡은 손의 온기가 마음에 들었기에 그가 가자고 하는 곳을 따라갔다.
“저 귀걸이 어떠세요?”
“응 예뻐”
“아니면 저기 브로치는요? 여주씨 옷에 잘 어울릴 것 같아요!”
“그럴 것 같네”
“........그럼 저기 곰 조각상은요?”
“귀여워”
“여주씨!”
유성이 잡상인이 늘어놓은 상품들을 하나씩 보여주자 다 괜찮다고 했을 뿐인데 유성은 무엇이 마음에 안드는지 부루퉁한 얼굴이었다. 왜 그럴까? 보고 자란 것이 있는 유성이었기에 그의 안목은 괜찮았고, 무엇보다도 그가 귀엽게 웃는 모습이 좋았기에 그가 권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사도 괜찮았다.
하지만 유성은 결국 아무 것도 사지 않은 채 그녀를 이끌고 다른 곳으로 향했다. 왜 그런지 물어봐도 유성은 ‘여주씨는 말해줘도 모를 것 같아요’라는 말이 돌아올 뿐이었다. 아까보다 힘 주어 잡은 손이 살짝 저린 느낌이 들었지만 그렇게 아픈 것도 아니었기에 그녀는 유성의 뒤를 졸졸 쫓아갔다.
‘그러고 보니.......’
처음 만났을 무렵만 해도 그녀보다 작았던 유성이 어느새 그녀보다 눈높이가 같아져 있었다. 그래서일까, 조금 빠르게 걷는 그의 걸음을 쫓기 위해 그녀는 마력까지 사용해가며 따라갔다. 무언의 동행.
평소라면 말이 없어도 그렇게 불편하지 않았는데 오늘따라 불편한 감각이 느껴지는 것은 왜인지 그녀로서는 알 수 없었다. 다만 지금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유성의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다는 것이었다.
그는 그녀에게 있어 제자이고, 친구이고, 아끼는 사람이고
그리고........
“위험해!!!!!”
누군가의 비명소리에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마력을 끌어 모아 방어벽을 쳤다. 그러자 철이 부딪치는 소리를 내며 무언가가 방어벽에 막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걸으면서 마력을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 다행이었다.
아무리 예비 탑주라고 할지라도 미처 반응하지 못한 공격에는 상처를 입을 수 있었으니까.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가 끝나고 나서야 그녀는 마력을 이용한 방어벽을 거두어 들였다. 그제야 확인할 수 있던 것들은 대장간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무기들이었다. 그 뒤로 보이는 것은 상자가 부서진 짐마차와 새파랗게 질려 안절부절 못하고 있던 마부였다.
고의가 느껴지지 않았기에 연거푸 하는 마부의 사죄를 적당히 받아들이고 주변에 떨어진 무기들도 마력을 이용해 정리해서 주자 다시 감사의 인사를 받았다. 그렇게 마무리를 한 뒤, 여주는 그제야 자신의 손이 허전하다는 것을 느꼈다. 따뜻하고 흰, 다정한 손이 그녀의 곁에 있지 않았다.
뒤를 돌아보자 유성이 아까 그녀가 있던 자리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유성아?”
혹시 그녀의 방어벽이 그에게까지 닿지 않아 어디 다친 것일까? 하는 생각에 그에게 다가가자 다행히도 상처는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그녀가 가까이 왔음에도 여전히 들어 올리지 않는 고개에 그녀는 어쩐지 ‘속상하다’라는 기분을 느꼈다.
“유성아? 괜찮니?”
그래도 다시 한 번 그에게 묻자, 그는 무언가를 닦아내는 것처럼 눈가를 문지르더니 드디어 고개를 들어 그녀를 쳐다보았다. 눈물은 없었다. 하지만 얼굴 전체에서 서러움과 속상함, 마지막으로 무언가에 대한 각오가 보였다.
순간 그가 자신에게서 한발자국 멀어진 기분이 든 여주는 자기도 모르게 유성에게 손을 내밀었다. 다행히도 유성은 그 손을 거절하지 않고 아까와 다르게, 다시 처음처럼 부드럽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
“여주씨”
“응?”
그녀의 손을 조심스럽게 쓰다듬던 유성은 그녀를 바라보지 않은 채 강하게 말했다.
“이제부터 제가 당신을 지켜주고 싶어요!”
대답을 원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그대로 유성은 여주의 손을 잡고 다시 탑으로 돌아왔다.
다음날.
유성의 방은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는 채로 ‘다녀오겠습니다.’라는 한마디만이 쪽지로 남아있었다.
“탑주님?”
옆에서 계승식을 주관하던 이가 속삭이자 여주는 계속하라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유성이 행방불명 된 지 몇 달째. 그의 실력 상 어디 가서 험한 일이 생길 일은 없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걱정되는 것은 그가 자신의 제자이기 때문일까 탑주의 후보 중 하나이기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인가 여주는 아직 확신할 수 없었다.
그래도 혹시 몰라 정보에 일가견이 있는 세븐에게 부탁한 것이었는데, 천하의 그도 행방을 알 수 없다니. 그녀는 속으로 이번 계승식만 끝나면 본격적으로 유성을 찾아볼 생각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호화스러운 예식이었지만 실상 가장 중요한 것은 지팡이를 통해 그녀가 탑주로서 계약을 맺는 것이었다.
지금은 하는 수 없이 리카의 지팡이로 계약을 맺는 것이지만 마력은 그녀 자신의 것이었기 때문에 나중에라도 그녀의 마력을 감당할만한 보석을 찾게 된다면 그 지팡이로 새로 계약하면 되었다. 사실 되도록 빨리 계승식이 끝났으면 하는 생각뿐인 그녀는 느린 계승식의 순서가 지나가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그럼, 이제 새롭게 탑주가 되신 여주님께 계약의 증표인 지팡이를........”
드디어 최후의 순서가 되자 그녀가 벌떡 일어남과 동시에 예식이 열리는 장소의 문이 벌컥 하고 열렸다. 초대받은 이만이 들어올 수 있는 신성한 예식이었기에 귀빈들과 마법사들이 웅성거렸다. 그러나 그들 중 가장 놀란 사람은 바로 여주였다.
‘유성아?’
얼굴이며 손 같이 로브로 감싸지 않은 부분이 온통 반창고와 붕대 투성이였다. 주기적으로 걸어주던 염색 마법을 잊었는지 환한 금발은 어두운 검은 머리로 바뀌어 있었다. 하지만 환하게 타오르는 보라색 눈동자가 그가 유성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었다.
탑에서 유명인사라면 유명인사인 유성이었기에 그를 알아본 마법사들은 슬그머니 그에게 길을 내주었다. 꼭 유성이라는 이유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가 들고 있는 물건을 본 모든 마법사들이 유성이 어째서 저렇게 상처투성이인지, 그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알려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법의 금속이라 불리는 은빛의 미스릴을 지팡이의 대로 삼고 그 위에 가장 강력한 보석 중 하나인 다이아몬드, 그것도 처음 보는 크기의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었다. 또한 그 주변을 보석으로 만든 라일락이 감싸고 있는 모습은 지팡이라기보다는 예술품에 가까웠다.
일반인이라면 알 수 없지만 마법사라면 느낄 수 있었다. 그가 들고 있는 지팡이에 담긴 거대한 ‘그릇’의 힘을. 리카의 지팡이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지팡이였다. 저 정도 지팡이라면 이번 탑주인 여주에게 손색없을, 그야말로 훌륭한 물품이었다.
하지만 이제까지 그토록 찾아 애썼던 보석이, 지팡이가 어떻게 지금 이 순간에 나타난 것일까?
몇 명은 유성의 상처를 보고 어림짐작했지만 다른 이들은 궁금하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뚜벅
뚜벅
뚜벅
다른 이들의 궁금증들을 무시한 채로 유성은 천천히 탑주를 위해 깔아놓은 붉은 비로드 길을 걸었다.
오로지 그 끝에 있는 상대를 향해서.
그런 유성의 모습에 여주는 기이한 마음이 솟아올랐다. 첫 만남에서 생에 대한 불이 꺼진 눈을 했던 유성이 지금은 누구보다도 환하게 타오르며 그녀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이것은 스승으로서 그의 변화에 대한 뿌듯함인 것일까?
서서히 다가오는 유성을 향해 그녀는 무어라 말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마침내, 그가 바로 그녀의 앞에 섰고, 그는 조심스럽게 한쪽 무릎을 꿇고 그녀를 향해 지팡이를 바쳤다.
“저의 생명과 존경과 사랑을 담아, 미숙한 마법사인 저를 바꿔준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이 지팡이와 함께 당신을 영원히 지킬 수 있는 마법사가 되겠다고, 지금 이 자리에서 맹세합니다.”
그녀를 향해 불꽃처럼 바쳐진 맹세에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딱딱한 심장이 서서히 박동하기 시작했다.
두근
두근
두근
훗날, 여섯 번째 탑주가 되는 유성과 첫 번째 탑주인 여주의 사랑이 그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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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는 모르는 이야기
1)세븐은 사실 유성이 행방과 목적을 다 알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그의 동생은 성격나쁜 형이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2)유성이 눈을 비빈 건 오로지 자기 마음대로만 하고 여주를 생각하지 않은 자신이 한심해서였다.
3)몇달동안 극한 노가다로 만들어진 지팡이
4)라일락의 꽃말은 첫사랑이다.